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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알프스 종주 4박5일 산행기(2)-정형석

운영자 | 2011.09.05 10:53 | 조회 3148

산행 둘쨋 날:9일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일본인들은 벌써 산행을 꾸리고 있었

다.밖엔 짙은 운무와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산을 오르려면 위험하다.미끄러지는 날엔...


산은

도전과 정복이 아니고

즐거움과 감동이라며

널 보려고 먼 길 왔건만

오늘은 싫다며 눈물 흘리는데

만난들 무슨 즐거움 있으랴

아쉬움을 접는다

언제나 넌 거기 서서

날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야리가다케 정상을 뒤돌아 보며

정상(3180m)에 오르는 걸 포기했다.새벽 5시40분에 식사를 하고 쉬었다가 6시30분에 출발했다.

오늘의 거리는 8.5Km 공포의 길이다.어제는 감동의 길이었는데...고산증으로 2명의 대원이 하산

했다.처음 출발은 환상이다.오바마다케(大食岳:3101m)를 지나가면 대빙하가 보이고 나카다케

(中岳:3084m)를 내려가면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을 떠서 마시고 세수도 하고 물병에 물을 담는다.

대빙하지대 -(물이 좋은 곳)

좋은 물이니 등산용 물병 2개를 담는다.텐구바라(天狗原)갈림길을 지나 미나미다케(南岳:3032m)

에서 사진도 찍고 길은 편안하다.미나미다케 고야(南岳小屋:3000m)까지는 3000m 높이의 능선

에서 즐기고 느껴지는 풍광이 감동적이다.이제부터 시작이다.

텐구바라 갈림길에서 정종균님과

오름길을 조금 했는가 싶더니 수직 절벽이 나타난다.기어서 내리고 줄도 잡고 사다리도 타고 암벽

홀드를 찾아 어깨에 힘을 주며 조심조심 내려온다.한참을 내려 온 후에 뒤돌아 쳐다보니 아득하다.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지만 한숨이 나온다.우리 대원중에 연세가 가장 많은 대원이 사량도 지리망산

같다고 한다.가이드님은 더 무서운 칼날능선이 있다고 했다.내려오면 올라가는 길이 산행의 원리

다. 또 오르니 바위에 쇠줄이 걸려 있다.아래를 보면 발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가이드님이 하라

는 대로 한 발 한 발 내딛는다.등이 오싹하다.오죽하면 다이카렛토(大切戶)라고 했을까...

다이카렛토를 내려와 안부(2842m)에서 휴식한 다음 다시 오른다.닦여진 길이 아니어서 쉽지가

않다.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어느 하나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다이키렛토 최저 안부(2842m)에서

지울 것은 지우고

비우기로 했네

세상 사 가슴에 남겨 두고

그리워 하면

미움만 커져가리

높은 산 험로를 걸으며

이보다 더한 고행

흔치 않다 생각했느니

지울 것은 지우고

비우기로 했네

따지고 보면 별스러운 일

뭐 있으리

-따지고 보면

기타호다카다케 고야에서

기타호다카다케고야(北穗高岳小屋:3106m)가 보인다.반갑다.

기타호다카다케 고야 오르는 수직절벽 마지막 계단 옆 빙하

도착하니 점심 먹는 대원,먹고 쉬는 대원,입맛이 없어 먹지 않는 대원도 있다.우선 물부터 마셨

다.점심이 맛있다.조금 쉬며 웃고 사진 찍다가 3시까지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므로 출발한다.

기타호다카다케를 지나니 남은 길이 2.9Km보인듯 하다.내려다 보이는 곳에 가라사와 산장

(涸澤 山莊)이 예쁘다.

일본북알프스 험로

일본북알프스 험로

호다카는 얼마나 먼지...보이지 않는다.오르고 내리고 줄 잡고 사다리 타고 홀드를 손가락으로

붙잡고...끝이 없다.3km도 안된다는데 믿기지 않는다.걷고 오르기를 반복 드디어 가라사와 다케

(涸澤岳:3110m)를 내려가니 안개속에서도 무슨 소리가 들린다.삽으로 자갈을 긁어 모으는 텐트

치는 소리였다.

안개가 걷힌 호다가다케 산장-바로 뒷 산이 가라사와다케

기다리던 호다가다케 산장(穗高岳山莊:2983m)이 보였다.3시에 도착했다.

호다가다케 산장

숙소를 배정 받은 다음 5시40분에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오늘 밤 잠자리는 5명씩 배정되어

편하고 잠도 잘 잤다.

애태우며 기다리다 달려왔는데

넌 무섬증을 주며 오지 말라한다

한사코 손사래 치며

난 놓치지 않으려 하니

마지 못해 참아주는척 하는가

잡았던 손 놓치면 천 길 낭떠러지

최소한 죽음이라는데

날 죽게야 하겠느냐

널 기다리던 날 생각한다면


잠들기전에 왔던 길을 생각해 보았다.

일본북알프스 급경사길을 오르고 내리며

산행 셋째 날:10일 새벽 5시40분에 식사하고 6시20분에 호다가다케 산장을 출발한다.어제 저녁에

보았던 일본 할머니의 눈물이 생각난다.오늘 우리가 오를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3190m)

넘어 와서 감동으로 눈물을 터뜨리던...나도 가슴이 뭉클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왜 우리는 감동을

받으면서도 눈물을 보이지 못하는가.할머니의 얼굴이 눈에 오래 남는다.발길을 재촉한다.

호다가다케산장 (2983m)-오쿠호다카다케 오르는길

걸어야 할 길이 9Km다.사다리를 타고 줄을 서서 오르니 시간이 더디다.

오쿠호다카다케 능선에 오르니 어제 우리가 걸었던 공포의 길이 다 보인다.모두들 사진에 담는다.

저 길을 우리가 걸어왔단 말인가!!정상에 서서 다시는 오기 힘들 산들의 모습을 많이 담았다.산

허리를 돌고 돈다.미끄러지면 멈출 수가 없다.무섭고 아름답다.장미도 가시를 달고 있지 않는가!!

힘든 길이 많다.그래도 마음이 편한 안도의 날이다.

좀 미안했나

오늘은 아침부터 웃는 모습

잘가라 손 흔들며

다시는 오지 말라한다

가끔씩 차가운 미소 지으면

오금이 저린다

그래 널 잊으마

언제 또 오겠느나

말 안해도 나이든 줄 아느니

일본북알프스 제1봉 오쿠호다카다케(3190m)에서 초등학교 동창들과

일본북알프스 제1봉 오쿠호다카다케에서

마에호다카다케(前穗高岳:3090m)는 쳐다만 보고 오르지 않고 내려온다.어느 산이나 내려오는

길이 멀다.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산 위에서는 우리가 갈 길이 다 보였는데..급경사 바위

철사다리 쇠줄..지겹다.다케사와(岳澤小屋:2180m)에서 점심을 먹었다.

다케사와 고야

산은

거기 그대로 서 있다

시간이 흐를 뿐

인연도

거기 그대로 남아 있다

사람이 지나 갔을 뿐

변함이 없으니

흐르는 대로

지나 가는 대로

보면 되느니

-변함이 없으니

일본북알프스 걸어 온 길을 뒤돌아 보며

갓바바시 까지 40분 거리라고 했다.그러나 거짓말..점심을 10시45분에 먹고 출발했는데

갓바바시에 13시에 도착한 것이다.내려오는 길은 멀었다.또 도시락을 먹는다.비가 많이 왔다.

산행중에 비가 내렸다면...한숨이 나온다.


떠난다고 떠났다고

말하지도 생각지도 말라

언제 어디서든

세상 길은

돌다가 이어지고 만나리니

-세상 길은

일본북알프스 하산길 산허리를 돌고 돌며

가미고지버스터미널에서 14시10분에 출발 히라유버스터미널엔 14시54분에 도착 온천옥을 즐겼다.

그동안 씻지 못했던 몸이 가벼워졌다.히라유에서 16시에 출발 나고야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에 21시

45분에 도착 쳌크인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살아서 돌아왔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등산을 시작하고 즐기는 생활에 한 획을 그은 여정이었다.

갓바바시(河童橋)-하산 지점

산은 입체적 예술이다-등산하는 사람은 퍼포먼스를 하며 스스로 감동하고 자신의 속기를 씻어내

는 카타르시스를 맛본다.산을 오르고 내리며 보고 듣고 느끼면서 이야기도 만들어 낸다.운무속을

걸을 때는 신선이 되며 속세의 어지러움과 자기 혼돈을 털어낸다.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가슴이 비워진다.

이런 순간 만큼은 순수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산을 내려오면 다시 세상사 속으로 빠져들지만

자주 씻어내는 기회를 갖는다면 세상살이에 시원한 한줄기 바람이 되지 않을까...


세상은 눈에 보이는 영원함이란 없다.만들어진 인연도 항상 그 자리에 있으나 사람과 시간은 지나

가기 마련이다.사람과 시간이 지나가면서 인연도 가고 오며 오래된 것은 흐려지고 새로운 것은 뚜렷

하게 보인다.세상 삶이란 바로 연필로 쓰는 글씨다.희미해지면 다시 쓰는 것이다.또 다른 감동적인

산행이 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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